오늘 아침 신문에 보니 성공 욕심 많은 사람우울증에 잘 걸린다는 제목의 신문기사를 보았습니다캘리포니아의 버클리 대학의 연구팀에 의하면 성공명예에 대한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은 사람들은 기분이 들떠다가 기분이 우울해 지는 조울증에 걸릴 확률이 보통사람들 보다 높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높게 목표를 잡는 집착은 조울증이란 부작용을 갖고 오기도 하지만 일부 성과를 이루기도 하는 양면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저는 이 말이 상당히 옳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제 자신이 조울증 진단을 받고 조울증을 조절하는 신경안정제를 먹고 있으니 연구팀의 결론이 뼈저리게 느껴 집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저의 큰 형님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저의 가정의 가장역할을 했습니다형님은 어느날 부흥회에 다녀온 후 저에게, “너는 커서 국제적이고 세계적인 목사가 되라고 말했습니다저는 그 이후, “소년들이여야망을 품어라.” (Boys, be ambitious!)를 말이나 태양을 향해 쏘는 화살은 과녁을 향해 쏘는 화살보다 높히 난다는 말을 좋아하며 미래에 미국이나 독일에 유학을 가는 꿈을 품고 살았습니다제가 클때는 한국이 가난하여 외국에 유학을 나가기는 하늘에 별따기 정도로 어려워 보였습니다그러나 현실은 어려워도 불가능에 도전하고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저는 신학대학에 다닐 때 돈이 없어서 기숙사에 사는 친구들의 일인용 철제 침대에서 끼어서 자고 기숙사에 살던 친구들이 밥먹으로 갈 때 같이 따라가서 밥을 얻어 먹으면서도 미국에 유학을 가리라는 꿈을 품고 살았습니다신학생 친구들은 밥을 퍼주는 아주머니에게 밥을 많이 달라고 하고 숟가락을 두개 가지고 와서 저한테 같이 먹자고 했습니다그런 일이 자주 있자 어떤 친구들은 농담삼아 저에게 왕빈대!”라고 부르기도 했고 돈도 안내고 기숙사 밥을 얻어 먹으면 안된다.”는 노골적인 말은 안해도 저를 미워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 저는 눈치껏 저한테 친절하게 대해 주는 친구들에게 붙어서 밥을 얻어 먹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기숙사생 친구들의 밥을 얻어 먹는 것을 보시고 기숙사 사감 목사님은 야단을 치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묵인할 수 없어 한번은 말없이 저를 툭 치고 지나가시던 때도 있었습니다  9시에 사감 목사님이 기숙사생들의 인원점검을 하실 때 친구들은 기숙사생이 아니던 저에게 연탄을 재어 놓은 벽장에 숨어 있다가 사감님이 가신 후 나오라고 하던가 사감님이 벽장문을 열까봐 저에게 깜깜한 운동장에 나가서 기다린 후 사감님이 점호를 마치면 들어오라고 해 주었으니 참 고마운 신학생 친구들이었습니다.

 

그 당시 기숙사의 친구가 갖고 있던 노래 테잎에서 나오는ABBA의 노래 “I Have a Dream”이란 노래를 들으며 지금은 가난하지만 미국 유학을 갈 꿈을 꾸고 영어를 꾸준히 공부하고자 했습니다그러던 중에 게시판에서 대학 축제 기간의 한 행사로 교내 영어웅변대회가 있다는 것을 보고 참가해 보기로 했습니다웅변원고를 한글로 썼다가 영어로 대충 번역하여 미국인 선교사님에게서 교정을 본 후 몇번을 읽고 외워서 웅변대회에 나갔는데 뜻밖에 최우수상을 받게 되었습니다저는 영어웅변대회에 나가 최우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친구들이 나누어 주는 밥을 얻어 먹을 때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남들에게 무시를 당하는 것 같아 우울해 질 때가 있었습니다그럴 때 영어웅변에 대회에 나가서 최우수상을 딴 것은 저한테 자부심을 갖게 해 주었고 친구들이 조정래는 가난해도 영어하나는 잘 한다하며 저를 농담삼아 왕빈대라고 부르던 친구들도 어이조박사하고 불러 주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의 호의어린 도움을 받으며 신학대학을 마친 후 저는 경남 함안군에 있던 칠서면 대치리에 있는 시골교회의 담임 전도사로 갔습니다말만 교회이지 교인은 다섯명 정도 밖에 없었으니 이름만 걸어 놓고 주중에는 대전에 있는 신학대학원에 갔다가 주말에만 내려왔습니다그렇게 2년을 지난 후 군대에 입대할 때가 되었습니다지금까지는 별다른 책임없이 학교만 다녔는데 이제 목사안수를 받고 군목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저는 속으로 신앙과 신학의 갈등이 정리되지 못한 내가 어떻게 병사들장교들지휘관을 앞에 두고 설교를 한단 말인가자신이 없다.”하는 생각에 휩싸여 불안해 졌습니다.

 

거기다가 제가 다녔던 중학교 음악선생이시던 분이 젊은 나이에 뇌졸중으로 돌아 가셨다는 소식을 들은데다 저의 교인의 남편이 중풍으로 쓰러지는 것을 보고 저는 갑자기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갑자기 쓰러져 죽으면 어떡하나장가도 못 가보고 20대의 나이로 죽으면 어떡하나?”하는 생각이 들어 불안과 공포의 노이로제에 빠져 들었습니다.

 

마산 합성동 주차장 옆에 있는 보람의 집이라는 정신병원에 들어가 의사 선생님에게, “곧 군대 훈련소에 입대하게 되는데 마음이 불안하여 찾아 왔습니다.”고 하니 의사 선생님은, “보통 사람은 그물코가 늘쩍 늘쩍하여 웬만한 작은 모래들은 술술 빠져 나가고 큰 돌맹이만 걸리는 그물이라면 청년은 신경이 너무 예민하여 그물코가 작아서 작은 모래알도 걸리는 그물같아서 힘이 드는 것이라고 하면서 신경안정제 주사를 놓아주며 정신과 약을 처방해 주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아이고이제 나는 정신과 환자가 되었구나경쟁이 심한 한국사회에서 정신이 말짱한 목사도 교회맡기가 힘든데 내가 정신이 이상한 목사라는 것이 알려지면 나는 끝장이다.”하는 걱정이 생겼습니다그런 불안한 마음을 갖고 훈련소에 입대했더니제 마음은 불안초조우울공포가 가득 찬 정신병 종합선물셋트가 되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군목생활을 했으니 군인가족중에 저에 대해 조목사님은 마음은 착한데 목사라는 직업이 안 맞는 것 같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저는 우울해 져서 정신과 의사이신 군의관에게 찾아가 상담을 받으러 갔습니다그 일로 정신과 군의관님이랑 친분을 쌓다가 30년이 지난 지금도 서울에 나가면 만나서 밥을 먹는 친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저는 군대를 제대하고 난 후 TOEFL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미국SMU 신학대학원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고 미국에 와서 석사학위를 마친 후 어렸을 때 부터 해 보고 싶었던 미국인 교회 목회를16년간 해 보았습니다한국에서 목회하고 있는 저의 신학대학 동기생들은,  “왕빈대 조정래가 미국에 유학을 가서UMC교단의 미국인 교회 목사가 되었으니 정말 대단하다.”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사실 저는 국제적이고 세계적인 목사는 되지 못했고 노인들만 50여명 나오는 시골교회에서 미국인 교인들의 눈치를 보며 비실비실 웃으며 비위를 맞추는 목회생활을 하느라 마음이 편칠 못했습니다.미국인 목회가 재미가 없어서 요즘은 목회를 휴직하고 치즈공장에서 일하고 있으니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 꼴이 되었습니다그래도 치즈공장 생활이 마음이 들어 일년 더 일하고 목회로 돌아갈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일년간 저의 모난 성격을 어느 정도 다듬고 난 후 목회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그동안 인생을 살아 오면서 나 자신은 향상시킬 노력을 하지 않고 내 잘못은 변명과 합리화를 하고 남의 사소한 잘못은 참지 못해 따지려 들고 화를 내는 바람에 인간관계를 많이 망쳤습니다.

 

기분이 들떠서 잠이 잘 안오고 참을성과 판단력이 떨어져 실수가 많고 사소한 일에도 갑자기 화를 내거나 기분이 우울해지는 증상이 고민이 되어 정신과 의사와 정신치료 상담가를 찾아 갔습니다정신과 의사와 상담가는 이구동성으로 저한테 조울증이 있다.”고 했습니다저는 이래 봬도 정신과 의사와 정신치료 상담가가 인정하는 공인된 조울증 환자가 된 것입니다.

 

조울증은 다른 말로,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라고 하는데 기분이 들떠 있을 때와 기분이 우울해 지는 양극적인 성향이 번갈아 혹은 공존하게 나타나는 병이라고 합니다성공지향적이고 경쟁적으로 사느라 신경이 예민해 지고 자기주장이 강해서 남과 마찰을 잘 일으키고 사소한 일에도 화를 잘 내니 조울증 환자랑 같이 사는 것은 무척 피곤할 일이라고 합니다.

 

제 인생을 돌아보면욕심이 지나쳐서 분에 넘치는 큰 목표를 세웠다가 실패하여 좌절감과 열등감으로 고통을 당하며 살았다고 생각됩니다최근에 저의 조울증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저한테, “조울증 환자는 과대망상을 갖고 목표에 집착하는 특징이 있다남들이 반대 의견을 내면 참지 못하고 화를 낸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형님이 저한테 국제적이고 세계적인 목사가 되라고 할 때 제가 형님한테, “국제적이고 세계적인 목사되기가 그렇게 쉬울 것 같으면 형님이나 하시오뱁새가 황새 쫓아 가려다가 가랭이 찢어진다는 말도 있습니다나는 내 분수에 맞게 작은 목표를 세워 마음 편하게 살 겁니다.”하고 말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요즘은 목표를 너무 높히 잡지 않고 일부러 낮게 잡아서 성취감을 느끼고자 합니다가령 예전에는매일 책을 50페이지씩 읽고팔굽혀 펴기를 50회 한다고 하고 다짐했다가 실패했지만 요즘은 매일 꾸준히 하는 습관을 기르려고 목표를 낮게 잡아, “오늘은 책 2 페이지를 읽고 팔굽혀 펴기를 10회 한다고 했더니 예전에 비해 성공률이 높아졌습니다미국말에, “Nothing succeeds like success.”(성공을 한번 해본 사람이 다른 성공도 잘 한다.)는 말이 있듯이너무 큰 목표를 세웠다가 실패를 거듭하기 보다 작은 목표를 세워 성공을 거듭할수록  또 다른 성공도 하기 싶다는 것입니다.

 

조울증은 나쁘게 보면 저주가 되지만좋게 보면 축복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신경이 너무 예민하여 남들에게 화를 내거나 기분이 들떠 있어 경거망동하는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신경이 예민한 관계로 예술이나 문학음악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역사상 조울증을 앓고 있었던 사람들 중에는 에이브러햄 링컨테디 루즈벨트 대통령철학자 랄프 왈도 에머슨음악가 슈만베에토벤예술가 빈센트 반 고흐코미디언 라빈 윌리암스영화배우 리쳐드 드라이퍼스장 클로드 밴담등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어떤 사람은 정신과 의사로 부터 당신은 조울증이 있습니다.”란 말을 듣고 너무 겁을 먹고 절망한 나머지 집으로 가다가 산에 가서 목을 매고 자살을 해 버렸다고 합니다의사 선생이 조울증은 약을 먹고 조절하면 좋아 집니다조울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중에 머리가 좋은 사람이 많아요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하고 말해 주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조울증은 치료를 받지 않고 내버려 두면 나이가 들면서 더 심해질 수 있지만당뇨병을 관리하는 것처럼 조울증도 평생 약을 먹고 관리를 해야 한다고 하니 너무 뛰어나지도 않고 너무 뒤처지지도 않은 평범한 삶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울증에 걸린 사람은 조울증에도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평범하게 사람은 평범한 삶에도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