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짐을 정리하는 중입니다.

중고등학교 때 읽은 시집부터 전공책 노트들, 성경책, 여러가지 사전들

그 후로 한두 권씩 사 모았던 책들...

같이 살던 사람이 스크랩했던 자료들.

구석구석 뒺는 곳 마다 많이도 나왔습니다.


넘기다보니 한 귀통이에 끄적였던 그 때의 고민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한 권 한 권마다 현재보다는 나아지리라 믿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버리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끌고 다녔나 봅니다.


그 책 어딘가에 이루지 못한 꿈들도 담겨있겠지요.

이제는 버랴야 할 때라 생각했습니다.

책에서 버려야 할 때라 생각했습니다.

그 책들이 기억하는 제 모습도 잊으려 합니다.


버리면서도 그다지 안타깝지 않음은 아마도

짊어지느라 그 간 좀 고단했던 모양입니다.

책들을 버리고 나니 그 다음은 한결 쉬워질 것 같습니다.


쇼핑해서 들고올 때는 바리바리 들여오면서도

그 양만큼 쓰레기를 가지고 나가지는 않았음을 반성했습니다.

참으로 어리석었습니다.


문을 나설 때마다 버려야 할 물건과 버려야 할 모습을 생각하려고 합니다.

허전하기는 하네요.

나를 잘 아는 친구를 떠나보내듯

그 많은 책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몇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