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특강 - 박양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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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문학특강 연재 박양근교수 file
admin
Aug 07, 2014 137
89 손이 작은 남자 박양근
MsVictoria
May 23, 2017 19
처음 만나는 여성들은 내 외모를 요리조리 쳐다보다가 기어이 말을 건넨다. “어쩌면 손이 요리도 작네요.” 상대방에 대하여 칭찬 반 조롱 반의 인사치레를 하고 싶은데 마침내 말감을 찾아냈다는 묘한 웃음을 흘리며 건드리는 신체가 모두 손이다. 키가 작다...  
88 길을 줍다 박양근
MsVictoria
May 23, 2017 11
내 서재에 서서 그림 한 점을 바라본다. 5호 크기의 사각형 액자 안에 온통 녹색의 풍경이 넘친다. 짙푸른 수림 사이로 뻗어 있는 길은 연둣빛이다. 길의 끝 즈음에 녹색 산등성이가 보이는데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면 한 점 엽록소가 되어 그림 속으로 흡수되...  
87 이런 수필은 아니올시다
MsVictoria
Apr 25, 2016 47
수필의 영역은 너무나 넓고 멀다. 아마 어떤 수필가라도 서사의 끝에서 서정의 끝까지, 사물수필에서 관념수필의 깊이까지 다다를 수필을 쓸 수는 없을 것이다. 수필이므로, 고정된 구조가 없는 산문이므로 그런 것이다. 그렇다 하여 수필이 붓 가는 대로 쓰는...  
86 차에 대한 고백
MsVictoria
Apr 25, 2016 51
나는 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서양식의 커피를 좋아한다거나 당분에 녹은 오렌지나 과일즙을 즐겨 마시는 것도 아니다. 목이 마르면 냉수를 찾고, 생수를 들이켜는 게 나의 버릇이다. 뭐든지 별나면 불편하다는 생각에서 차를 마시지 않는다. 어...  
85 "그러나"
MsVictoria
Feb 08, 2016 46
세상은 이음새로 붙어 있다. 천지 사이에는 지평선이 있고 하늘과 바다 사이에는 수평선이 있다. 남녀 사이에는 아이가 있고 늙음과 어림 사이에는 젊음이 끼어 있다. 만일 중간에서 서로를 붙여주는 중간자가 없다면 세상은 늘 아비규환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84 화경
MsVictoria
Jan 18, 2016 63
내 기억에 처음 만난 꽃은 감꽃이다. 태어난 청도에는 감나무가 많아 감잎 순으로 봄 문을 열고 곶감으로 가을 문을 닫았다. 감나무에 달린 노르스름한 감꽃들은 빨갛게 익을 홍시를 약속하는 작은 신호였지만 모두가 끝까지 버텨나지는 못하였다. 하룻밤 비가...  
83 타임캡슐로서 수필보기와 맥혈기(脈穴氣)로써 수필쓰기
MsVictoria
Jan 12, 2016 362
열면서 수필은 가까이하기에 먼 당신인가. 아니면 멀어도 내 님인가. 그 어느 것이든 수필은 얻기도 어렵고 지켜나가기도 힘들다. 그러한 수필쓰기는 즐거우면서도 고되고, 힘들면서도 보람 있는 창작이다. 당연히 수필은 내게 무엇인가라는 노력의 땀을 필요...  
82 박양근교수 문학강의 4 -'시(詩)를 시(SEE)한다'
MsVictoria
Jan 07, 2016 64
시는 오로지 격정이다 - 바이런 - 프롤로그 로테의 모습이 언제나 눈앞에 어른거리오 눈을 떴을 때나 꿈을 꾸고 있을 때나 한결같이 내 영혼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소 눈을 감으면 여기 마음의 눈길이 쏠리는 머릿속에 그녀의 검은 눈동자가 나타나곤 하오 ...  
81 저놈 중 만들지요
MsVictoria
Dec 28, 2015 28
봉정암 정경을 티브이에서 본 적이 있다. 오세암에서 깔딱 고개를 넘는 길을 스님과 불자들이 삼보일배로 올라가는 과정을 다큐로 담은 템플 스테이 기록이었다. 한 달 일정으로 산사 체험을 마친 후 마지막 과정인데 군대로 치면 30킬로를 걷는 야간행군쯤 된...  
80 화왕산 억새
MsVictoria
Dec 21, 2015 30
산은 하나 억새는 무한정 산은 하나 억새는 무한정 삶도 하나 사람도 무한정 삶도 하나 사람도 무한정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핀다 자란다 자란다 자란다 자란다 자란다 자란...  
79 여름철 악사를 보내며
MsVictoria
Dec 02, 2015 83
한여름이 되면 온 세상이 한껏 늘어진다. 소똥 크기보다 넓은 오동나무의 잎은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지 힘겨워 보이고 한낮 눈부신 햇살을 되비치던 옥수수 잎도 긴 몸을 아래로 내려뜨린다. 행인들의 발걸음은 느려지고 수족관의 물고기마저 느릿느릿 지느...  
78 칠석날 이야기
MsVictoria
Nov 23, 2015 46
여름철은 1년 중 가장 별을 보기 좋은 계절입니다. 대도시에서는 밝은 별만 듬성듬성 보이기 때문에 별자리를 찾는 일이 농촌보다 쉽습니다. 밤 10시를 전후하여 고개를 젖혀 하늘 한복판을 쳐다보면 아주 밝은 별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것이 거문고자리...  
77 거울아, 거울아
MsVictoria
Nov 16, 2015 29
누구든 얼굴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물론이고 소나 말도 제 얼굴을 가진다. 잎이 성긴 나무도, 땅바닥에 누운 풀도 모양이 있고 산과 들판도 남다른 형태를 가진다. 세상의 모든 만물은 얼굴이 있어 이름이 다르다고 할 것이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얼굴이 있...  
76 백설지객 file
MsVictoria
Nov 09, 2015 54
몇 해 전 부산의 겨울에 백설지객이 찾아왔다. 생전에 한번 발목까지 덮어줄까말까한 눈이 푸짐하게 내렸던 기억이 난다. 그때 며칠 동안 시내는 시골 오일장처럼 시끌벅적했고, 사람들은 마냥 즐거워했다. 사람들은 행복하였으나 나는 그 눈맞이가 내 생애에...  
75 아직 워낭은 울린다 file
MsVictoria
Nov 09, 2015 26
마르다. 하늘도 땅도 메마르다. 전국적으로 가물다 못하여 남부지역에서는 식수난까지 가중되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견디다 못하여 가뭄재난지역으로 선포한다는 토막소식도 들려온다. 먹을 물조차 말라버리는 이유를 지구의 온난화로 밀쳐버리는 설명이 있을 ...  
74 메일의 심리전
MsVictoria
Oct 19, 2015 64
오늘도 메일이 왔다. 잊을만하면 뜬금없이 받아보는 소식이다. 들어오는 횟수는 들쭉날쭉이다. 대개는 여름철 야시비처럼 뜨문대지만 번질나게 찾아오는 술집 색시가 되기도 한다. 잘 받았다는 답을 주는 쪽은 들쭉날쭉이건만 보내는 마음은 일편단심 민들레다...  
73 녹색 꿈 file
MsVictoria
Oct 13, 2015 99
무르익었던 산천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풀이 쓰러지고 나무가 잎을 떨구고 산기슭의 맨흙이 드러난다. 겨울 자연이 보여주는 섭리다. 다른 계절도 마찬가지지만 절후에 맞추어 달라지는 겨울갈이가 유난스럽게 눈에 띈다. 나이를 먹었다는 마음 때문인...  
72 오늘의 문인에게 묻는다 file
MsVictoria
Sep 29, 2015 24
문학은 인생의 꽃이다. 프랑스의 비평가인 포올 발리레니는 시인을 “언어의 연금술사”라 불렀고 I. 디즈레일리는 “영혼의 화가”로 칭하였다. 플라톤은 “시인들은 자신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위대하고 지혜로운 말들을 되뇌인다.”라고 영감을 칭송하였다. 그들이...  
71 막돌탑 file
MsVictoria
Sep 28, 2015 52
서너 해 전 여름철이었다. 그해는 유달리 무더위가 심했던 터에 비가 내리지 않아 곳곳에 먼지가 쌓였다. 산길도 예외가 아니었다. 길섶 주변에는 바람에 날린 능수버들처럼 먼지가 뽀얗게 쌓여있었다. 나뭇잎이든 휴지든 심지어 사람의 발걸음조차 가볍게 움...  
70 손이작은 남자
MsVictoria
Sep 13, 2015 177
처음 만나는 여자 분들은 내 외모를 요리조리 쳐다보다가 기어이 말을 건넨다. “어쩌면 손이 요리도 작네요.” 상대방에 대하여 칭찬 반 조롱 반의 인사치레를 하고 싶은 참인데 드디어 말감을 찾아냈다는 묘한 웃음을 흘리며 건드리는 신체가 모두 손이다. 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