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중앙 17-11-28 16:52 조회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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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는 크기의 엄청난 다이아몬드가 한국에 왔다. 아니, 정확히는 1박2일 한국에 머물다 떠났다. 스위스의 시계·주얼리 브랜드 쇼파드의 공동대표이자 오너 일가 중 한사람인 캐롤라인 슈펠레(55·Caroline Scheufele)가 11월 21일 손수 핸드 캐리어에 들고 온 다이아몬드 세트 ‘가든 오브 칼라하리’ 컬렉션 얘기다. 가격은 무려 800억 원이 넘는다. 아무리 다이아몬드가 비싸다지만 대체 뭐길래 목걸이 등 고작 주얼리 6개에 이토록 비싼 값이 매겨진 걸까. 11월 22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쇼파드 매장에서 슈펠레 대표에게 직접 설명을 들었다. 
 
         

쇼파드 '가든 오브 칼라하리' 컬렉션 중 하나인 목걸이. 아래로 늘어트린 세 줄기 장식 중 가운데에 50캐럿, 양 옆에 각각 20캐럿의 다이아몬드가 사용되었다. 작은 다이아몬드까지 472캐럿의 다이아몬드가 사용되었다. [사진 쇼파드]

첫인상. 한 눈으로 보기에도 압도적인 크기의 둥근 다이아몬드가 목걸이 중간에 툭 박혀있다. 이것만해도 50캐럿. 직접 봐도 너무 커서 현실감이 없을 정도다. 박물관 소장품이 아니라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다이아몬드 중에선 가장 큰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50캐럿이 전부가 아니다. 20캐럿 이상의 빅 다이아몬드 4개가 목걸이와 반지 등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쇼파드 공동대표 캐롤라인 슈펠레
800억대 다이아 파우치 담아 방한
진귀한 342캐럿 원석으로 만든 세트


2017년 11월 22일 서울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쇼파드 매장에서 만난 쇼파드 공동 대표 캐롤라인 슈펠레. [사진 쇼파드]

 

‘가든 오브 칼라하리’는 목걸이 하나와 반지 2종, 팔찌와 시계, 귀걸이 한 쌍으로 이루어진 다이아몬드 주얼리 세트다. 작은 다이아몬드까지 합하면 목걸이에만 472캐럿의 다이아몬드가 사용되었다. 전체 세트의 가격은 860억원이다.   

이날 직접 눈으로 확인한 '가든 오브 칼라하리' 컬렉션. 크기뿐 아니라 반짝임이 놀랄만큼 눈부시다. 유지연 기자

이날 직접 눈으로 확인한 '가든 오브 칼라하리' 컬렉션. 크기뿐 아니라 반짝임이 놀랄만큼 눈부시다. 유지연 기자

쇼파드가 이토록 압도적인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출시할 수 있었던 계기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4월 12일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캐로우 광산에서 342캐럿의 다이아몬드 원석을 발견하면서부터다. 이 엄청난 크기의 다이아몬드에 ‘퀸 오브 칼라하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칼라하리는 보츠와나에 있는 사막의 이름이다.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에 위치한 캐로우 다이아몬드 광산. [더 퀸 오브 칼라하리 영상 캡쳐]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에 위치한 캐로우 다이아몬드 광산. [더 퀸 오브 칼라하리 영상 캡쳐]

흔히 발견되는 다이아몬드 원석은 20~50캐럿 정도다. 100캐럿이 넘는 것도 매우 희귀하다. 그러니 342캐럿의 원석 발견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슈펠레 대표는 “처음 보는 순간 기계로 측정하지 않고 육안으로만 봐도 완벽한 투명도와 색을 지닌 희귀한 보석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며 “그렇게 큰 원석을 손에 쥔 것도 처음이었는데, 손에 쥐었을 때 특별한 에너지가 느껴졌다”고 342캐럿의 다이아몬드 원석과 만났던 날을 회상했다.  
342캐럿의 다이아몬드 원석. 100캐럿 넘는 원석도 매우 희귀하다. [더 퀸 오브 칼라하리 영상 캡쳐]

342캐럿의 다이아몬드 원석. 100캐럿 넘는 원석도 매우 희귀하다. [더 퀸 오브 칼라하리 영상 캡쳐]

342캐럿의 다이아몬드 원석은 그저 크고 무겁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슈펠레 대표의 직감대로 투명도와 색도 완벽했다. 색상은 최고 등급인 D등급(총 28개 등급 중 최상위)을, 투명도 역시 결점 없는 F(flawless)등급을 받았다. 워낙 색과 투명도가 좋아 원석에서 뽑아내는 다이아몬드의 양도 많았다. 보통 다이아몬드 원석 중 40~48%만 다이아몬드로 만든다. 퀸오브 칼라하리는 이보다 훨씬 많은 56%나 사용되었다. 342캐럿의 원석이 185캐럿의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장인 30명이 수천 시간 투입해 가공  

 
원래 색상이 뛰어나고 투명도가 높은 원석이지만 정교한 가공 기술이 더해지지 않는다면 매혹적인 주얼리가 될 수 없다. 342캐럿의 원석은 50캐럿짜리 1개, 20캐럿짜리 4개를 포함 총 23개, 186캐럿의 다이아몬드로 다시 태어났다. 20캐럿짜리 이상 빅 다이아몬드는 각기 다른 모양으로 커팅되었다. 브릴리언트, 쿠션, 하트, 에메럴드, 페어 등 클래식 다이아몬드 커팅 방법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다양한 모양이 만들어졌다.   
342캐럿 다이아몬드 원석으로부터 186캐럿의 다이아몬드로 재탄생되었다. [사진 쇼파드]

342캐럿 다이아몬드 원석으로부터 186캐럿의 다이아몬드로 재탄생되었다. [사진 쇼파드]

슈펠레 대표는 “100캐럿짜리 커다란 다이아몬드 귀걸이 두 개로만 만들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며 “342캐럿의 완벽한 다이아몬드 원석에서 가장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조합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가공한 23개의 다이아몬드를 사용해서 스위스 쇼파드 공방의 장인 30여 명이 거의 1년간, 그러니까 수천 시간을 매달려 주얼리 세트 ‘가든 오브 칼라하리’를 만들어냈다. 이 컬렉션의 특징은 ‘변형(Transforming)’이다. 특히 목걸이가 그렇다. 목걸이 아랫부분에 길게 늘어진 장식을 떼어 드롭형 귀걸이로 사용할 수 있고, 가운데 큰 다이아몬드 센터 피스를 떼어내 브로치로 활용할 수도 있다. 모든 장식을 떼고 심플한 초커 타입의 목걸이만 착용해도 아름답다. 이렇게 목걸이에서만 총 네 가지 조합이 나온다. 한마디로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한 ‘부착식 보석’인 셈이다.  
목걸이의 줄기 장식 두개를 떼어내 귀걸이로 달 수도 있다. '가든 오브 칼라하리' 컬렉션은 이렇게 디자인 변형이 가능하다. [사진 쇼파드]

목걸이의 줄기 장식 두개를 떼어내 귀걸이로 달 수도 있다. '가든 오브 칼라하리' 컬렉션은 이렇게 디자인 변형이 가능하다. [사진 쇼파드]

사실 클래식 다이아몬드 주얼리로서는 꽤 대담한 행보다. 슈펠레 대표는 “이제까지 쇼파드는 물론 다른 주얼리 업계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았던 독특한 방법”이라며 “분위기와 상황, 원하는 느낌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 주얼리 세트”라고 설명했다.  
  

 

 
공정채굴 인증받은 최초의 다이아몬드

 

쇼파드의 금은 어디에서 가져온 거죠?”  

지속 가능한 패션 운동가이자 배우 콜린 퍼스의 아내인 리비아 퍼스(Livia Firth)는 6년 전 영화 ‘킹스 스피치’의 주얼리 협찬 건으로 미국 오스카 시상식에 참석한 슈펠레 대표에게 이렇게 물었다. 슈펠레 대표는 “‘은행(bank)’이라고 일단 대답했는데 ‘그럼 그 은행은 어디에서 금을 가져오느냐’는 리디아의 또 다른 질문에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리비아 퍼스는 지속 가능한 패션 산업을 추구하는 ‘에코-에이지(Eco-age)’ 창립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패션에 관한 사회 운동을 하고 있는 '에코 에이지' 창립자 리비아 퍼스. 배우 콜린 퍼스 아내이기도 하다. [사진 에코 에이지 홈페이지]

지속가능한 패션에 관한 사회 운동을 하고 있는 '에코 에이지' 창립자 리비아 퍼스. 배우 콜린 퍼스 아내이기도 하다. [사진 에코 에이지 홈페이지]

보석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하거나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화려한 주얼리 사업 이면의 그림자다. 리비아 퍼스와의 만남을 계기로 슈펠레 대표는 지속 가능한 주얼리 산업에 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결국 2013년 하이 주얼리 브랜드 최초로 공정채굴(fair mined)인증을 거친 금을 사용한 ‘그린 카펫 컬렉션’을 선보였다.   
쇼파드 그린 카펫 컬렉션. 공정 채굴한 금을 사용해 만든 주얼리 컬렉션이다. [사진 쇼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