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권호동 17-11-15 16:00 조회28회 댓글0건

지난 봄 처음 방문했을 때는 두통 때문이었다.  장거리 비행후에서 오는 일시적인 두통이라 하기에는 그 정도가 가볍지 않았다. 더구나 목이 뻣뻣하고 팔쪽으로 저리는 양상이 동반되었다. 환자는 평소에 혈압이 있어 혈압약을 복용하여 별 다른 증상이 없었는데, 벤쿠버에 도착하고 며칠이 지나도 그러한 증상들이 사라지지 않아 본원을 방문했다. 

 

체질은 목양인. 체중이 많이 나간다. (비만) 그래서 그런지 몸이 무겁다. 가슴 부위가 답답하고 몹시 피로하다. 필자는 거두절미하고 중풍예방을 위한 치료를 하였다. 그리고 목양인에 대한 체질적 특성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설명을 해주고 특히 음식을 주의하라고 당부하였다.  

 

2주 전 그 환자가 딸을 동반하여 다시 방문했다. 어떻게 지냈는가 물으니 두통을 비롯하여 이런저런 증상들이 사라져 비교적 잘 지냈다고 한다. 다행이다. 이미 노년에 접어들었고 비만인 상황에서 그러한 증상들이 계속 이어졌다면 더 큰 병으로 진전이 될 수도 있었는데, 그만하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는 어떻게 오셨습니까?” 환자의 딸이 통역을 한다. (환자는 한국인도 카나다인도 아니다.) “팔목이 아파서 왔습니다.” 환자는 그 전에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약을 처방받아서 아플 때마다 한 번씩 복용해 왔는데, 이번에는 영 통증이 가시지 않고 조금씩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관절염. (류마티스 아세라이티스)은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서 상당히 고질적인 질환이다. 흔히들 비가 올 듯 흐린날이나 혹은 찬바람을 쐬면 전신 마디가 쑤시고, 아프고, 시립고 몸 전체가 찌부디디하면 신경통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신경통보다는 관절염 (류마티스)이 아닌가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신경통이란 인체 신경의 방향이나 분포에 따라서 발작적으로 격통이 반복되는 것으로 삼차신경통 (얼굴에 나타나는 통증), 늑간 신경통, 상완 (팔)신경통 그리고 허리와 엉치 밑으로 통증이 있을 때 언급되어지는 좌골신경통 등이 있다. 이런 신경통과 류마티스성 관절염은 전혀 다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 (활액)막에 만성적 비대 및 염증 반응이 나타나 관절 연골과 그 주의 조직을 파괴하여 초기에는 관절의 부종과 동통을 초래하나, 진행됨에 따라 특징적인 관절의 변형 및 강직이 유발되고 전신적으로 쇠약해지는 병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3-4배 많이 나타나고 다습한 지방에서 호발하며 연령의 제한은 거의 없다. 흔히들 관절염은 나이 들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는 20대의 젊은 나이에서도 발견되는 질환이다. 현재까지 관절염의 정확한 원인은 불명이다. 다만 감염설, 비타민 결핍증, 호르몬의 부조화, 면역설, 유전 등과 함께 정신적, 육체적 과로, 습한 지역의 주거를 들고 있지만 그 또한 정확한 것은 아니다.

 

관절염의 대표적인 세가지 증상이 있다. 아침에 일어난 후 30분 정도가 지나도 관절이 뻣뻣한 것, 관절의 통증 그리고 붓는 것이다. 한편 류마티스 관절염과는 또 다른 것으로 퇴행성 관절염이 있다. 퇴행성이 거의 비대칭성인 반면 류머티스 관절염은 거의 대칭성 (좌, 우 동시)이다.

 

류머티즘은 희랍어 ‘rheuma’를 어원으로 ‘흐른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방에서 류머티스를 歷節風 (역절풍)이나 痛風 (통풍: 현대의학의 통풍인 Gout와는 다르다.)이라 하여 일종의 풍에 귀속시킨다. 류머티즘의 통증이 풍과 같이 인체 내부를 이리저리 이동한다고 볼 때 제대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동의보감에는 역절풍을 천지 가운데 風, 寒, 濕 (풍, 한, 습)의 세가지 기운이 인체에 편승하거나 熱(열)이 血 (혈)에 들어간 상태에서 차가운 물에 들어가고 혹은 습지에 오래 있는다든지 찬 기운을 오랫동안 쏘임으로써 발생하며, 그 통증은 사지와 관절에 뻗쳐 마치 호랑이가 무는 것과 같은 극렬한 통증이라 적고 있다.

 

체질적으로 보면 류머티스성 관절염은 태음인에 많이 나타난다. 관절염의 원인이 한방의 濕 (습)인 것으로 볼 때 몸 자체에 습이 많고 (비만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한랭한 곳이나 습한 곳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더, 땀을 흘리거나 흘린 후에 찬물에 들어갈 때 그리고 그러한 양상이 지속될 때 발생할 수 있다.

 

환자는 목양인 (태음인으로 볼 수 있다.) 목양인의 장기 구조는 간이 크고 폐가 작다. 지금껏 여러번 언급하였듯이 간이 크다는 것은 간이 좋다는 개념이 아니요 폐가 작음 역시 폐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간의 영향력이 인체 전반에 가장 크면서 과다한 영향력이나 과다하게 일을 하기 때문에 간이 가장 피로하기 쉽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한편 간대폐소한 장기의 구조로 인해 영양 (음식)의 흡수와 저장이 배출과 발산 보다 훨씬 많기에 쉽게 체중이 늘 수 있다. 비후(비만)하므로 순환장애가 따를 수 있고 이러한 구조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 체질은 땀을 많이 흘리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체질이 땀을 흘리거나 흘린 후 찬물에 들어가면 한과 습이 작용하여 마침내는 관절염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목양인은 땀이 나든 나지 않든, 몸이 덥든 춥든 찬물에 들어가서는 안되고 가능한대로 온탕에 들어가야 한다.

 

관절기능의 약화를 부르는 또 다른 요소는 역시 잘못된 식이에 있다. 목양인 체질이 해물류와 채소 (잎사귀)를 주식으로 삼으면 그 대부분의 영양소가 간에 저장이 되어, 이미 커 있는 간의 기능을 더 과항되게 하고 이는 폐의 역할을 더 떨어뜨림으로 몸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몸의 균형이 깨지는 것은 면역력에 영향을 끼치고 비만을 극복하지 못하거나 땀의 조절이 제대로 안될 때 결국에는 자가 면역 질환인 류마티스성 관절염에 걸릴 수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류머티스 관절염에 대한 (치료)약은 없다. 서양의학은 통증 조절을 위해 약을 쓰지만 신중함을 기한다. 그만큼 부작용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팔체질의학에서의 치료 방침은 장기마다 가지고 있는 생기 (저항력, 면역력)를 회복시킴으로써 관절염 (인자)을 퇴시시킨다. 어느 질병에서도 그렇겠지만 관절염에서도 장기의 기를 회복시키는 것이 정확한 치료방침이 된다. 아울러 체질에 맞는 식이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