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베이 Government St에 있는 에밀리 카의 생가. BC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빅토리아 유명인 2>’캐나다 현대미술의 어머니’ Emily Carr

젊은 시절의 에밀리 카 <사진출처: uvac.uvic.ca>

특유의 모더니즘 스타일로 캐나다 현대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에밀리 카는 BC주 숲과 원주민 문화를 담은 독창적인 화풍의 작품들로 유명할 뿐 아니라 다수의 저서를 남긴 작가이기도 하다.

에밀리 카는 빅토리아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활동했으며 그의 일생 대부분을 빅토리아에서 보냈다. 그가 태어나고 성장하고 활동하다가 숨을 거둔 제임스베이의 생가는 BC주 사적지로 지정돼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카의 어린시절은 평탄치 않았다. 1871년 영국 이민자 출신의 중산층 가정에서 9남매 중 여덟번 째로 태어난 카는 14세에 어머니를 잃은 2년 뒤 아버지와 언니를 한꺼번에 잃는 불행을 겪는다. 훗날 그가 그린 그림에 관습적인 결혼이나 모성을 거부하는 등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에 저항하면서 강한 독립정신을 갖게 된 것은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겪어야 했던 이러한 가족의 불행과 연결 지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카는 18세 때 그림공부에 대한 열정을 안고 샌프란시스코 디자인스쿨로 유학을 갔으나 경제적 부담 때문에 2년 반만에 집으로 돌아와 허름한 창고를 개조해 아틀리에를 만들고 어린이들에게 그림 지도를 시작한다.

그 후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의 아트스쿨에서 미술 공부를 한 후 밴쿠버에서 작품활동을 시도하지만 당시 예술적으로 매우 보수적이었던 BC주에서 후기인상주의와 야수파의 영향을 받은 그의 작품은 누구에게도 인정 받지 못했다.

1913년 실의에 젖어 빅토리아로 귀향한 그는 이후 10여년간 일체의 작품활동에서 손을 뗀 채 개와 채소를 기르고 도자기를 만들고 하숙을 치면서 생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화가로서의 그의 인생에 일대 전기가 마련된 것은 1927년 캐나다국립미술관의 초청을 받아 ‘캐나다 서부해안미술전’에 그의 작품이 출품되면서 부터.

당시 토론토를 중심으로 캐나다적인 그림을 그리는데 중점을 둔 로렌 해리스 등 7인회(The Group of Seven) 소속 멤버들과의 만남을 통해 카는 화가로서 제2의 인생을 꽃 피우게 된다. 이때부터 20여년 동안 그의 화폭을 지배하던 원주민 마을과 토템 폴이 사라지는 대신 부드러운 색채를 사용한 자연으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5년 후 해리스 등 멤버들로 부터 ‘현대 미술의 어머니’라는 영예스러운 칭호도 받게 된다.

에밀리 카는 전통적인 표현방식에서 벗어나 후기 인상주의와 모더니즘 기법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그가 평생 동안 사랑했던 BC주의 자연풍광과 원주민들의 생활 문화를 즐겨 화폭에 담았다. BC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세간의 비난과 원주민 문화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과 멸시 때문에 오랜 세월 고통을 감내해야 했지만, 그러나 그는 전통적인 인습과의 타협을 과감하게 거부하고 원주민들의 자유분방한 사고와 생활양식을 그리워하며 당시 백인들에 의해 무시와 천대를 받던 이들과의 동질감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카는 노년에 여러 차례 심장발작으로 고통을 당하면서 붓을 멀리하고 집필에 전념, 다수의 저서를 남겼으며 74세를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빅토리아 로스베이(Ross Bay)에 있는 가족묘지의 묘비석에는 ‘에밀리 카, 1871~1945, 화가이자 작가’라는 간결한 글이 새겨져 있다.

2013년 토론토 경매에서 339만 달러에 낙찰된 ‘The Crazy Stair’는 캐나다 여성화가의 작품 증 가장 고가에 팔린 것으로 기록된다.

에밀리카 하우스 /갤러리

207 Government St에 있는 카 하우스는 1864년에 지어진 빅토리안 풍의 집으로, 유품과 직접 만든 도자기, 조각품들이 전시돼 있고 아랫층에는 캐나다 미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와 기념품점 등이 있다. 그는 이사할 때 이 집을 접어서 그대로 가져 가고 싶다는 글을 일기장에 남길 만큼 이 집에 애착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카 하우스는 지난 해부터 리노베이션을 위해 문을 닫은 상태이며 오는 5월 다시 오픈한다. 한편 곧 리노베이션에 들어갈 로열 BC뮤지엄1층에 에밀리카 전용전시관에는 카의 그림은 물론 조각, 텍스타일 작품 등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000점 이상의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 외에 빅토리아 아트 갤러리에 전시중인 ‘에밀리 카와 영 제너레이션’ 전시관은 2019년까지 계속되며, 밴쿠버 아트갤러리도 200여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